2022년도 우리 사회는 코로나와 싸운 한해였습니다.
이 강력한 전염병으로 우리 사회의 의료, 보건, 돌봄체계의 민낯을 보았으나 국가는 이를 교훈으로 올바른 대책을 만들어가고 있는 것 같아 보이지 않습니다. 오히려 국가의 의료정책이 시대의 흐름에 역행하는 것이 아닌지 마음이 편치 않습니다.
최근 정부는 문재인케어의 폐기를 선언하고 의료남용과 무임승차를 방지하겠다고 하였는데, 과연 의료비 증가가 국민들의 도덕적 해이에서 비롯된 것인지 동의하기 어렵습니다.
우리의 의료체계가 나름 장점이 있지만 그동안 민간의료에 대부분을 맡기고 지내오는 동안 시대 상황에 맞지 않는 부분이 많아졌고 이를 바로 잡아야 할 것입니다.
우리 사회는 급속한 고령화로 만성질환자가 늘어 돌봄의 필요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는 상태에서 이를 해결하기 위해 16개지역에서 지역사회통합돌봄 선도사업을 했지만 이 정권에 들어서는 확대 진행해 가려는 의지가 없어 보입니다.
꾸준히 만성병을 관리해 줄 일차의료기관의 주치의제가 도입돼 제 기능해야 할 것이고 지역사회통합돌봄이 자리잡도록 지역완결형 보건의료체계를 만들어야 할 것입니다.
코로나19가 잦아들기는 하지만 아직 현장에서는 종식을 예측하기 어렵습니다. 그동안 대부분의 코로나 환자를 공공병원에서 감당하였고 이제 코로나가 소강상태를 들어가면서 공공의료기관이 정상진료로 돌아가려 하지만, 환자가 오지 않아 경영에 애를 먹고 있다는 후문입니다. 언제 또 전염병이 창궐할지 모르는데 이제부터라도 공공의료를 강화하여 대비해야 할 것으로 보이지만 정부는 민간의료의 공공성을 강화한다는 정책을 내세우고 있습니다.
이윤을 우선해야 할 민간의료기관은 공공성이 있다하더라도 이윤이 되지 않는 일은 하기 어렵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국가에서 충분한 보상을 해야 할 것인데 이는 공공기관에서 발생하는 적자보다 많을 것 입니다. 이는 이번 코로나 사태에서도 알 수 있습니다.
또한 최근 대학병원의 소아과 진료와 입원의 폐쇄를 보면서 필수응급의료의 공백이 점차 커지는 것이 현장에서 나타나고 있습니다. 필수응급의료의 원활한 공급을 위해서는 먼저 국가가 이를 담당할 의료기관을 설립하거나 기존 공공의료기관의 확대(시설과 인력 포함)가 필요한 상황입니다. 늦었지만 의료전달체계를 지금부터 바로 잡는 노력을 인내를 가지고 여러 직역을 설득하여 확립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그리하여 일차의료에 더하여 지역거점병원 역할을 할 수 있는 병원을 확보하여 지역의 입원병상을 제공해야 하고 전염병 등이 창궐시 지역의 지휘소 역할을 공공기관과 함께 담당하여야 할 것입니다. 따라서 시군구 차원에서 그 지역의 거점병원을 역할을 할 의료기관을 확보하여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의사부족 현상과 일부과 쏠림현상을 조속히 해결해야 합니다. 이것의 근본적인 원인도 민간의료에 대부분을 맡긴 그동안의 정권들의 탓을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의사이기에 앞서 사회인, 직장인으로서 격무에 시달리거나 이윤이 되지 않는 분야를 회피하는 것을 나무랄 수는 없을 것입니다. 어떤 기관에서 어떤 일을 하더라고 정당한 보상을 받을 수 있는 의료체계는 민간에서 만들 수 없고 이는 국가가 담당해야 할 일입니다. 이를 더 이상 방치할 경우 필수응급의료의 부족은 점차 그 치명적인 결과로 현실화될 것입니다.
2022년 사의련은 주치의를 기반으로 한 일차의료 강화, 방문의료의 활성화, 지역통합돌봄체계확립을 위해 나름 관심을 갖고 활동하였습니다. 2023년에도 이는 계속 추진해야 할 과제라고 판단됩니다. 우리의 의료체계를 개혁하는 데에는 투쟁과 설득, 홍보, 인내, 현실을 꾸준히 파악하는 공부하는 자세 등이 필요할 것이라 생각됩니다. 또한 이러한 활동이 단합된 힘으로 나타날 때 현실에서 실현할 동력을 제공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모쪼록 2023년 사의련 모두 회원기관 여러분의 협조와 동참을 호소드립니다.
가정과 근무하시는 일터에 평안과 행운이 함께하시길 기원드립니다. 감사합니다.
2022년 12월 30일
한국사회적의료기관연합회
이사장 김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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