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

25여 년 지역민의 건강할 권리, 행복할 권리 위해 노력

사의련 2019. 9. 24. 16:41

[우리가 원하는 의료기관_1]'우리네약국' 박혜경 약사를 만나다

한국사회적의료기관연합회가 '공익성 높은 의료'를 실현하고 있는 의료기관의 활동을 소개합니다. 다양한 활동과 제도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의료기관들의 모습을 통해 지역주민들의 건강권을 향상하고 더 나아가 한국사회 의료의 공공성이 나아갈 방향을 모색해 보고자 합니다. 첫회로는 25년 여 동안 구로지역에서 지역의 건강권을 지키기 위해 노력해 온 '우리네약국'을 찾아갑니다.

우리네약국의 역사는 1988년 구로지역 노동자들의 주말 무료진료를 시작한 '건강의집'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대학생과 보건의료인으로 구성된 봉사모임은 당시 구로 노동자들의 건강을 돌보는 진료활동을 펼쳤다. 이들은 활동을 발전시키고 지속적으로 끌고 나가기 위해 지역약국을 만들기로 한다. 1990년 5월, '건강의집' 활동가, 지역의 보건의료단체와 시민단체 등이 십시일반 모은 기금과 대출금 등을 모은 3천3백만 원을 종잣돈 삼아 '우리네약국'이 문을 열게 된다. 

인구밀도가 높은 지역에 위치, 대출금도 빨리 갚게 된 약국의 관심은 더 넓어진다. 노동자의 건강권보다는 지역주민의 건강권을 지키는 쪽으로 관심이 확대된다. 이런 지역활동을 넓히기 위해 약국 1곳을 추가로 개설, 2약국 5약사 형태로 운영하며 고혈압, 당뇨교실 등을 열어 지역민들의 건강을 챙기는 마을건강공동체 역할의 중심에 선다.

1992년 합류한 박혜경 약사는 더 큰 꿈을 꾸게 된다. 당시 의료보험 통합 등의 사회분위기에서 제도개선을 위해 약국 중심에서 벗어나 모든 보건의료인들로 확대된 단체가 필요하겠단 생각을 한 것이다. 

"처음엔 의료생협을 생각했지요. 그때 일본 의료생협을 둘러 보게 될 연수기회를 가졌는데, 신선한 자극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우리네약국만의 힘으로 의료생협을 만들기엔 힘들어, 고민한 결과 구로건강복지센터를 만들게 된 것이죠"

구로건강복지센터는 10년 동안 모은 약국의 수익금 1억4천만 원으로 2000년 비영리민간단체로 시작됐다. 2006년 사단법인으로 전환했으며 현재는 상근인력 2명을 두고 있으며 2012년에는 구로구로부터 구로구청소년상담복지센터를 위탁받아 운영하고 있다. 

구로구의 위탁은 그동안 지역 건강을 위해 구로건강복지센터가 보여준 노력의 결과라고 볼 수 있다. 

먼저 건강사회를 위한 치과의사회와 함께한 장애인 무료치과진료 사업이다. 지역의 치과의사, 치위생사와 함께 지역 장애인들의 구강진료에 힘썼다. 장애인치과진료소는 치과의사가 운영위원장을 맡고 구로건강복지센터는 간사로 역할 분담을 해 운영됐다. 이를 통해 의료인들과 지속적인 관계맺기가 수월해졌다고 센터는 평가한다. 

2003년 시작된 치과치료소는 치과의사회장과 구로구청장이 MOU를 맺고 2011년 구로구보건소 내에 장애인 치과치료소를 상설하게 되며 결실을 보게 된다. 보건소가 고용한 상근의사가 주 20시간의 진료를 담당하고 있으며 나머지 시간은 기존처럼 봉사활동으로 채워진다.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와는 아동보호 활동을 펼쳤다. 센터가 나서 지역의 공부방과 그룹홈 등의 청소년을 찾고 이들을 섭외된 주치의 기관을 통해 건강검진을 받도록 한 것이다. 주치의기관은 박혜경 약사와 센터가 지역의 소아과, 내과를 일일이 다니며 "이런 아동건강검진사업에 함께하시면 어떻게느냐"며 참여를 독려했다. 반응은 반반이었지만 호의적인 분들을 통해 힘을 얻기도 했다.

구로건강복지센터가  위탁, 운영하는 구로구청소년상담복지센터에는 다양한 청소년 봉사 동아리가 있다. 지역의 독거노인을 찾는 동아리부터 자격증 취득 같은 진로모색 모임까지 다양하다. 특히 '꿈드림 독서공작단'은 2017년 여성가족부가 주최한 학교 밖 청소년 지원 사업에 우수 프로그램으로 선정됐다.  

구로건강복지센터에는 지역의 10여 곳에 달하는 약국과 보건의료인들의 후원이 이어지고 있다. 박혜경 약사는 "지역 보건의료인들의 끊기지 않는 후원에 매번 감사하게 생각한다. 센터가 보여준 행동에 대한 믿음이며 앞으로 더 잘하라는 뜻이 아니겠냐"며 다양한 사업을 통해 센터의 모토인 지역민의 '건강할 권리, 행복할 권리'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지하철 7호선 남구로역 2번 출구로 나가면 '우리네약국' 있다. 30년 가까운 지역에서의 건강활동을 정리해보고 싶다는 박혜경 약사. 약국을 찾은 환자부터 길을 지나는 사람, 인터뷰가 진행된 카페에서까지 주민들과 바쁜 안부인사를 나누는 모습에서 우리 모두가 건강한 세상을 위한 그의 다음 발걸음이 궁금했다.